글을 읽기에 앞서 저는 1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프리랜서이며 모든 업무 프로그램의 목적을 원활한 협업보다는 업무 정리와 효율성에 초점을 두고 글을 작성했음을 알립니다.
나는 평소에 외주 업무를 주로 한다. 매일 해야할 투두 리스트를 작성하고 캘린더에 미팅과 마감 일정을 등록하며 진행상황을 공유하는 업무가 주가 되고 이를 정리하기 위한 앱으로 노션을 사용하고 있었는데 사용하면 할수록 업무 관리 앱으로써 가장 기본적인 요소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았고 노션 앱을 삭제하게 되었다.
강력한 기능, 그러나 과도한 이모티콘
노션에서는 Template라는 페이지 규격을 제공하며 투두 리스트나 멤버 목록, 캘린더 페이지를 한번에 생성할 수 있다. 이는 다양한 형태의 페이지를 원하는 사용자에게는 정말 유용한 기능이다.
하지만 업무 관리 툴의 본연인 ‘업무 효율 상승’에 있어서 노션의 미려한 디자인을 위한 이모지 아이콘, 커버 이미지등이 오히려 집중을 흐트려뜨리고 페이지 하나당 의미없는 업무를 하나 더 추가한것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Docs템플릿을 사용해서 페이지를 생성할 경우에는 페이지에는 아이콘과 커버 이미지를, 페이지 내부 글에는 아이콘을 추가할 수 있는데 이런 기능의 경우에 보기에는 예뻐보일지 몰라도 실제로 사용해보면 매번 페이지의 주제에 맞는 아이콘을 골라서 추가하게 되기 때문에 쓸데없는 작업이 하나 늘어나게 된다.
위와같이 모든 페이지와 글에다가 아이콘을 추가할 수 있는데, 물론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노션을 사용하는데 있어서 매번 아이콘을 고르는 작업이 불필요하게 느껴졌다.
물론 아이콘을 사용하지 않고 그냥 일반 페이지를 사용하는 방법도 있긴 하지만 애초에 아이콘과 커버 이미지를 고르는 선택지와 기능이 있다는 것 자체로 집중력이 분산되고 효율성이 저하된다는 느낌을 받았다.
애매한 정체성
슬랙과 잔디는 협업 툴, 구글 클라우드는 클라우드 저장소, 카톡은 메신저. 이와같이 업무 정리와 소통을 위한 서비스들은 자신들의 서비스에 대한 정체성을 가지고 그에 맞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노션은? 대체 어떤 방식으로 서비스를 사용해야 하는지 감이 잘 잡히지 않는다. 협업을 하자니 슬랙과 트렐로가 있고, 메모장으로 쓰자니 에버노트가 있으며, 자료실로 쓰자니 구글 클라우드를 지원하지 않는다. 다른 서비스들이 ‘못’만드는 것이 아닌 ‘안’만드는것인데 노션은 좋은것만 다 집어넣은 조잡한 앱같은 느낌을 받았다.
예를 들어서 문서를 노션에서 공유한다고 할때, 노션에서 문서를 작성하고 관리할 메리트가 존재해야 한다. 하지만 구글 드라이브가 있는데 굳이 노션을 사용해야 하는가? 노션에 문서를 업로드하면 워드 확장자로 사용할 수 있는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다운로드가 용이한것도 아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무거워서 사용성이 너무 떨어진다. 차라리 워드파일을 구글 드라이브에 업로드하고 구글 문서 앱으로 편집하는게 훨씬 낫다.
기능도 많고, 보기에도 좋지만. 무겁다.
만약 노션앱을 윈도우와 안드로이드에서 사용해보면 정말 불편함을 크게 느낄것이다. 일단 켜지는게 느리다, 이게 가장 큰 단점이다. 자고로 좋은 메모 앱이란 빠르게 켜지고, 사용하기에 간편하며, 접근성이 높아야 한다.(pc, mobile 호환) 하지만 노션은 메모장도, 협업툴도 아닌게 무겁기까지 한다. 양심이 없는 수준이다.
메모앱치고 얼마나 무거운지 실감이 오지 않는다면 cpu점유율과 활용 메모리로 그 차이를 보여주겠다. 비교 대상으로는 주로 사용하는 SMemo와 비교하겠다. 이 앱또한 pc, mobile 둘다 호환 지원하는 앱이다.
노션이 활성화 상태에서 210mb를 차지하는데에 비해서 SMemo는 5mb밖에 사용하지 않는모습을 볼수 있다. 참고로 저 앱은 캘린더와 바탕화면 메모, 각종 프로그램 단축키까지 지원한다. 그에 비해서 노션은 심지어 워드 프로그램보다도 메모리를 많이 먹는다.
너무 많은 차선책
위에서도 말했다시피 노션의 고질적인 문제는 혼자서 업무를 관리할때는 딱히 써야할 필요가 없다는거다. 메모 프로그램으로써도, 협업툴로써도 사용하기 불편한 이 앱은 단지 예쁘다는것만으로 이용하기에는 구글 드라이브, 에버노트, OS자체 메모장 같은 강력한 프로그램이 있기에 메리트가 없다고 생각된다.
2022년 7월에 작성하는 보충글
이 글이 이렇게 많은분들이 봐주실줄은 몰랐는데, 제 블로그에서 조회수 1위를 차지하는 글이 됬네요. 저때 노션에 대해 비판했던 부분은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저는 현재 프론트엔드 개발자로 재직중에 있고, 사내에서도 노션을 사용하고 있는데요. 맥북 16인치라서 성능이 끝내주는 덕분인지 무거운건 안느껴진다만 조잡한 앱이라는 인상은 여전합니다. 다른 블로그에서는 노션은 예쁘게 꾸미려는 욕심에 빠지는순간 효율성이 반비례로 하락한다고 표현하시던데(ㅋㅋㅋ) 저도 이에 동의합니다.
지금도 크게 바뀌지 않은 관점은 노션은 일단 꾸밀 수 있는 요소가 굉장히 많고(아이콘, 배너, 텍스트 색, 텍스트 배경 색, 등등등...) 이런 유혹에 빠지지 않기가 더 어렵다는 것 입니다. 그리고 반년정도 실무에서 노션을 쓰면서 또 하나 발견한 단점이 있는데, 각종 템플릿과 기능(캘린더, 엑셀, 스프린트, 테이블 등)이 진짜 조잡하다는겁니다.
예를들어 제목 태그를 작성하려고 우클릭을 누르면 선택지가 한 30개정도는 나옵니다. 여기서 원하는걸 찾으려면 코딱지만한 popup에서 스크롤을 한참 내려야하죠. 그리고 클릭했을때의 애니메이션도 가관입니다. 직관적이지 않고, ui는 물렁거리고(클릭했을때 효과등이), 예상하던대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그건 너무 주관적인거 아니냐? 노션은 여러 회사에서도 쓰고있고 메모앱으로 노션을 쓰는사람도 많다!" 라고 하실분들이 있을것같은데. 그야 주관적이죠. 제블로그인데ㅋㅋㅋ 위에서 말했던 문제점도 문제지만 노션은 메모 겸 헙업 툴인데. 이걸 쓰려면 러닝커브가 있는것부터가 골때리는겁니다. 펜으로 종이에 글씨를 쓰는데 러닝커브가 있는 격인거죠.
하튼 제 생각은 이글을 처음 올렸을때랑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예쁜 쓰레기 정도로 비하하고 싶지는 않지만 말이죠.
'개발 > 기타' 카테고리의 다른 글
프로젝트 개발 회고#1 - 1인 서비스 개발이 의미하는것 (0) | 2021.01.10 |
---|---|
프리랜서로 살아남기#2 - 일은 인맥으로 구하는게 맞다 (5) | 2020.07.14 |
프리랜서로 살아남기#1 - 대학생은 어디에서 일을 구하나 (0) | 2020.06.20 |
웹 백엔드 입문용 책 '뇌를 자극하는 PHP 프로그래밍' (0) | 2020.02.01 |
예상견적 계산기 '인썸니아 견적 계산기' (0) | 2020.01.30 |